21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지역위원장 공모를 마감한 바 있는 데, 이 때 비례대표의원들이 대거 지역위원장공모에 참여한 것이 보도 되면서 비례대표의 지역구 출마가 준비가 이슈가 되었다. 대부분의 언론이 직능 전문성을 발휘하라는 취지로 선발된 비례대표 의원들이 재선을 위해 지역구를 확보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적 보도를 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비례대표는 1회만 하는 것이 관례라 더 정치활동을 이어가려면 지역구로 출마하는 방법 밖에 없고, 비례대표를 통해 국회의원이 되고 다시 지역구에 재선을 하면서 정치적 경력을 쌓은 경우도 실제로 많았다는 점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차지해서 재선에 도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와 관련해 한신대 조성대 교수가 아래와 같이 발안한 것이 보되었다.

“비례대표의 지역구 찾기를 비난만 할 게 아니라 안정적인 정치를 하도록 독일처럼 연임을 허용하는 등 제도적 통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쿠키뉴스 2014.10.22

조교수의 말에 의하면 독일의 비례대표의원은 연임이 가능해 지역구 찾기를 안해도 재선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제도 덕에 “전문가”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오해할 여지도 있다.

독일 선거제도가 지역구로 절반, 나머지 절반을 비례대표로 뽑는다. 하지만 절반을 뽑는 비례대표가 직능전문성을 발휘하라고 뽑는 그런 (한국적 의미의) 비례대표가 아니다. 직능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역구 선거에 직접 경쟁하지 않고 정당명부 당선권 순번을 받아 의원이 되는 경우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비례명부는 정당득표의 의석의 비례성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지, 전문가의 의회충원이 그 기능이 아니다.

아래에서 살펴보겠지만 비례대표로 당선되는 의원의 대부분이 지역구 출마자다. 또 소수의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고 정당명부로만 당선된 경우에도 대부분 청년, 여성조직등 부문조직에서 활동했거나 지역에서 지방정치나 지역당활동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독일에서는 당이나 지역에서 경력을 쌓지 않고 바로 의원이 되는 경우를 Politische Seitenseinsteiger라 하는데, 지역구 출마자를 포함하더라도 많은 숫자가 아니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다루기로 한다.)

역대 선거에서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고 비례 명부로 당선된 의원의 비율을 살펴보자. 1994년 총선에서 2013년 총선까지 자료를 놓고 보면,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고 비례대표로 당선된 의원은 10명에서 24명이다. 이는 전체 의원수대비 1.5%~ 3.8 % 해당하며, 비례당선자 중에 2.9 % ~ 7.3 %에 지나지 않는 숫자다.

이중 2013년 바이에른주 CSU(기사련)의 경우는 전 지역구 출마자가 당선되고 추가로 의석이 더 배정되어 11명의 지역구 미출마 비례당선자가 생겼다.

1 이 경우 제도 및 정치구조의 결과이지 전문가 영입등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독일 정당별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은 비례대표당선자 (1990-2013)

L1990-2013

2013년 선거에서 지역구 출마없이 의원이된 24명의 경력을 살펴보자. 대부분이 청년조직활동을 했거나, 여성조직 또는 당내 부문조직에서 활동을 한 경우가 많다. 또 지역정치 경력이 있거나, 지역당에서 주요직책을 수행한 경우도 있다. 그외에 전직 의원이거나, 의원 보좌관 출신도 눈에 띈다. 좌파당이나 녹색당의 경우 대표후보중 일부가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고 정당득표활동을 주로하는 경우도 있다. 24명 중 3명정도가 특수한 경력을 바탕으로 영입된 경우로 보여진다.

비례대표의 지역구 찾기에 대한 대안으로 “안정적 정치를 하도록 독일처럼 연임을 허용”하자는 주장은 독일 선거제도와 실제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정당명부로 당선된 비례대표도 절대 다수(92% ~ 97%)가 지역구 출마자라는 점에서 비례대표의 지역구 찾기의 참고사례로 독일을 드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할 수 있다. 또 독일이 연임을 허용한다는 주장도 비례대표를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는 정당명부 당선자로 한정해서 2013년 사례를 살펴보면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24명 중 전직 의원은 7명이다. 녹색당과 좌파당소속의 3명은 정당명부 1번으로 선거운동을 이끌기 위해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은 경우이고, 나머지 4명중 3명도 선거 수년전인 2005년 총선 이전에 의원을 지낸 경력을 가지고 있어 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 바이에른주 CSU의 Strebl 정도가 연임에 해당한다.

2 1명을 가지고 ‘연임을 허용한다’고 일반화해서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인다.

지역구 출마없이 정당명부로 당선된 의원 경력 (2013년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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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의 범주에 지역구에 당선되지 못하고, 정당명부를 통해 의원이 된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연임이 가능한 것은 맞다. 하지만 지역구 출마 비례대표는 이미 지역구를 가지고 잇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비례의원의 지역구 찾아가기 현상에 대한 대안으로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 또 독일 정치에서는 지역구 출마 비례대표 당선자는 그 역할이나 활동에 있어서 지역구 당선자와 유사하다.

지역구 당선자와 지역구 출마 비례대표당선자 모두 자신의 출마 지역구에 선거구사무실을 내고 시민과 접촉을 하고 있다. 다만 독일의 연방의원들은 한국의 국회의원과 달리 지역조직의 위원장을 겸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서 한국의 지구당에 해당하는 지역조직과는 별도로 운영된다. 선거구 사무실의 경우 의원에게 할당된 보좌인력의 일부가 근무하는 형태다.

3 2013년의 경우 지역구가 299개, 지역구 출마자중 정당명부로 당선된 의원이 308명이라 평균적으로 한 선거구에 2인의 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주요도시의 경우 3명이상이 활동하는 경우도 흔하고, 심지어 한 선거구에 4개의 원내정당 소속의원이 전부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4 이들은 지역구 당선여부와 관계없이 비슷한 지역구 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독일의 지역구출마 비례당선자를 비례대표의 범주로 분류해 한국과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결론적으로 요약하면 조성대교수의 “독일처럼 비례대표의 연임을 허용하자”라는 주장은 독일 비례대표가 대부분 지역구 출마자이고, 지역구출마 비례대표는 지역구 의원과 활동이 같다는 점에서 적절치 못한 사례참조라 할 수 있다. 또 소수이기는 하지만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는 비례대표가 있기는 하지만, 전문가의 영입을 위한 통로가 아니라, 청년이난 지역 활동가의 의회 진출통로로 활용되고 있고, 이들의 연임공천은 드물다는 점에서 조교수의 독일 비례대표 연임 주장은 사실에 부합되지 않는 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 Der Bundeswahlleiter (2013): Wahl zum 18. Deutschen Bundestag am 22. September 2013- Heft 3 Endgültige Ergebnisse nach Wahlkreisen. Wiesbaden:Der Bundeswahlleiter
  • Der Bundeswahlleiter (2009): Wahl zum 17. Deutschen Bundestag am 27. September 2009- Heft 3 Endgültige Ergebnisse nach Wahlkreisen. Wiesbaden:Der Bundeswahlleiter
  • Der Bundeswahlleiter (2005): WAHL ZUM 16. DEUTSCHEN BUNDESTAG AM 18. SEPTEMBER 2005: Heft 3 Endgültige Ergebnisse nach Wahlkreisen. Wiesbaden:Der Bundeswahlleiter
  • Der Bundeswahlleiter (2002): Wahl zum 15. Deutschen Bundestag am 22. September 2002: Heft 3 Endgültige Ergebnisse nach Wahlkreisen. Wiesbaden:Der Bundeswahlleiter
  • Der Bundeswahlleiter (1998): Wahl zum 14. Deutschen Bundestag am 27. September 1998: Heft 3 Endgültige Ergebnisse nach Wahlkreisen. Wiesbaden:Der Bundeswahlleiter
  • Der Bundeswahlleiter (1994): Wahl zum 13. Deutschen Bundestag am 16. Oktober 1994: Heft 3 Endgültige Ergebnisse nach Wahlkreisen. Wiesbaden:Der Bundeswahlleiter
  • Der Bundeswahlleiter (1990): Wahl zum 12. Deutschen Bundestag am 2. Dezember 1990: Heft 3 Endgültige Ergebnisse nach Wahlkreisen. Wiesbaden:Der Bundeswahlleiter

Notes:

  1. 2009년을 제외하고 CSU의 지역구 출마 없는 비례 당선자 사례는 2013년 사례와 같은 경우이다. 1998년 니더작센주의 사민당도 같은 경우로 지역구 전원을 당선시키고 추가로 3명의 비례를 당선시켰다.
  2. Strebl은 정당명부 후순위에 이름을 올려 3회나 의원직을 계승한 바 있다. 2013년에는 35번 후보로 등재해 바로 원내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CSU의 경우 바이에른 주에서 지역구 전원당선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지역구 후보자를 제외한 순위가 중요한데 35번은 6번째에 해당하는 순위로 당선안정권이라 보기어렵다. Strebl의 경우 운이 좋아서 연임에 성공한 경우라 할 수 있다.
  3. 한국의 경우 국회의원에 할당된 보좌인력은 직급별로 정원이 있고 국회에서만 근무하도록 하고 있으나, 독일의 경우 보좌인력에 대한 임금 총액이 정해져 있고 이를 나눠서 베를린과 지역구에서 근무하는 보좌인력을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 파트타임으로 고용도 가능해서 여러의원에 고용될 수도 있다.(이를 이용해 의원 정파단체나 지역단체의 상근인력을 확보하기도 한다)
  4. 만하임시 선거구(선거구 275)의 경우 기민련의 Egon Jüttner, 사민당의 Stefan Rebmann, 녹색당의 Gerhard Schick, 좌파당의 Michael Schlecht가 출마해 기민련의 Jüttner가 지역구의원으로 당선되었고, 낙선한 3명도 비례의원으로 당선되면서 4명의 의원이 한 선거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3년 선거에서 지역구 낙선자 3명이 비례로 원내진출에 성공해 한 선거구에 4명의 의원이 활동하는 곳은 만하임을 비롯해서 핀네베르크(선거구 7), 베를린의 템펠호프-쇠네베르크(선거구 81), 오버하우젠(선거구 117), 뮌스터(선거구 129), 보훔 1(선거구 140), 프랑크푸르트 2 (선거구 183), 트리어(선거구 204), 튀빙엔(선거구 290)등 9곳이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