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식 의석 배분을 한국에 적용했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알기 위해, 한국의 2012년 총선결과에 적용해 봤다. 새로운 의석 배분방식이 선거결과에 어떤 양향을 미치는 지, 독일방식을 크게 수정하지 않고도 적용이 가능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김종갑.신두철(2014) 등이 독일 선거제도를 한국 선거 결과를 적용해 시뮬레이션 한 바 있으나, 몇가지 전제로 인해 독일식 방식의 도입의 타당성과는 별도의 부수적 논의를 발생시키고 있어, 한국제도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시뮬레이션을 해보고자 한다. 김종갑 등은 비례의석을 지역구의 1/2까지 늘려 의석수를 370석 -380석으로 설정하고 있고, 정당명부 작성단위를 5개 광역지역을 설정하고 있다. 국회의 적정 의석수 논의에 따르면 370석은 한국의 타당한 의석수이기는 하지만, 국회의원 증원에 많은 부정적 여론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른 논쟁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 5개 광역단위로 정당명부를 작성하는 것은 정당법상의 정당의 구성단위나 자치단위와 부합하지 않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인위적 분할과정의 타당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킬수 있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현행 지역구 의원수와 비례의원수를  그대로 두고, 17개 광역시도를 명부작성단위로 가정해서 의석 배분을 시뮬레이션해 봤다.

시뮬레이션 과정에 독일 선거제도와 다르게 적용한 것은 봉쇄조항이다. 독일은 5 %를 적용하고 있지만, 여기에서는 현행선거법에 따라 3 %를 적용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은 현행 246석과 54석을 그래로 적용했다.

2013년 독일 선거법의 의석배정방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지역구 당선자 수와 인구비례에 따른 지역의 의석수를 고려해 각 정당이 최소한 보장되어야 하는  의석수를 구한다. 그리고 각 정당이 (위에서 구한 각 정당에 필요한 의석을 기준으로) 1석을 위해 필요한 표수를 비교해 모든 정당의 최소 의석수를 보장할 수 있는 (늘어난) 전체 의원정수를 구한다. 그후 그 전체 의석수를 기준으로 각 정당에 의석을 배정하고, 각 정당은 득표수에 따라 지역별로 당선자수를 배정하여 당선자를 확정한다. 이때 특정지역에 배정된 의석수보다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경우 다른 지역의 배정의석을 줄여 그 지역에 배정한다.

1.최소 보장의석수 구하기

1.1. 시도별 잠정 의석 배정

먼저 인구비례에 따라 전체 의석을 시도별로 배정한다. 이때 비례의석 배분 대상이 아닌 지역구 당선자는 전체정원에서 빼고 297석을 기준으로 한다. 시도별 전체 의석은 지역구 의석과 인구비례보정용으로 추가 배정되는 비례의석으로 구성된다. 한국의 경우 지역선거구 획정시 인구편차를 크게 허용하고 있고, 시도간 인구 비를 고려하지 않으며, 지역구 의석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추가 배정되는 비례의석의 규모의 편차가 크다. 인구에 비해 지역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강원, 전남북, 경북, 제주등은 추가로 배정되는 비례의석이 없고, 인구가 많고, 과소 대표된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는 상대적으로 많이 배정 받게 된다. 이렇게 구한 시도별 의석은 아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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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2012년 총선 독일식 시도별 배정

1.2. 시도내에서 정당별 의석 배정

시도별 배정한 의석은 다시 정당별 득표수 비례에 따라 정당별로 배정한다. 이 때 지역구 당선자 수가 정당에 배정된 의석보다 많은 경우 초과의석으로 인정에 해당 정당의 필요의석수를 늘려 인정한다.  서울을 예로 들어보자.  인구비례에 따라 59석을 배정했고, 지역구는 48개다. 득표수에 따라 59석을 정당별로 배정하면 새누리 27석, 민주당 24석, 선진당 1석, 진보당 7석이 된다. 이때 새누리당과 진보당은 지역구 당선자가 16명과 2명이므로 비례의석이 11석과 5석이 추가 배정된다. 선진당도 지역구 당선자가 없으므로 비례의석 1석이 배정된다. 하지만 민주당은 배정의석에 비해 6명이나 많은 30명이 지역구에 당선되었으므로 비례없이 초과의석 6석을 인정해 30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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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지역을 같은 방식

1으로 계산한 후 각 정당의 의석수를 더하면 각정당이 받아야 할 최소의석이 된다. 지역별 의석을 합하면 새누리는 153석, 민주당은 127석, 선진당은 7석, 진보당은 34석을 최소한 배정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초과의석이 27석 발생한다.

1.3. 의석정원 확대

초과의석을 포함한 정당별 최소배정의석을 보장하면서, 초과의석등으로 발생한 정당사이의  의석-득표 비례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의석수를 늘린다. 각 정당별로 1석당 득표수를 비교해보면 새누리당이 59668표로 가장 적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각 정당에 의석을 배정하게되면 필요의석을 보장하면서 비례성을 보장할 수 있다. 새누리당 의석당 득표수를 기준으로 각정당에 의석을 배정하면 민주당은 130석, 선진당은 12석, 진보당은 37석이 되고, 새누리당 의석과 기타정당(무소속) 당선 지역구 3석을 합하면 전체 의원정수 335석이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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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정당내 시도별 의석 배분

각 정당은 최종 배정받은 의석을 시도별로 득표수에 따라 의석을 나누게 된다.  지역구 당선자 보장과 득표비례성 보장을 원칙으로 한다. 시도별로 득표율에 따른 의석이 지역구 당선자 보다 적은 경우 초과의석으로 인정하고, 대신 다른 시도에서 줄이는 방식으로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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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경우를 보자. 전체 153석을 배정 받았고,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등 영남지역과 강원지역에서 지역구를 거의 싹슬이하면서 초과의석이 다수 발생했다. 그 결과 다른지역의 의석이 상대적으로 줄어 들게 됐다. 초과의석으로 경기4석, 서울 3석, 인천, 광주, 대전, 충남,제주에서 각 1석이 줄어들게는 결과가 나타났다. 초과의석 인정방식 (김종갑은 이를 지역구우선할당방식이라 지칭했다)은 해당정당이 상대적으로 강한 지역에  더 많은 의석을 배정하는 기능을 한다.

민주당의 최종의석 130석을 지역별 득표수에 따라 배정하면 다음과 같다. 인구가 적은 제주와 세종시에서 전지역구를 석권하면서 초과 의석이 발생했고, 상대적으로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서울,경기에서도 초과의석이 발생했다. 초과의석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광주, 강원, 경북에 배정되었어야 할 의석이 서울, 전북, 제주, (세종)로 이동했다. (나머지 초과의석은 130명 배정시 발생하지 않을 초과의석이 122명 배정으로 발생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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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당과 진보당의 경우 초과의석이 발생하지 않았다. 선진당은 지역구 당선자를 배출한 충남을 비롯 충청권과 인구가 많은 수도권, 부산에서 의석을 배정받을 수 있다. 진보당의 경우 인구가 적은 제주, 세종을 제외하고 전 시도에서 의석을 배정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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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독일식 의석배분의 영향

2.1. 지역주의 완화

독일식 의석배분은 지역주의 완화에 기여를 할 수는 있지만, 득표-의석의 비례성을 높이는 역할만 할 수 있지, 투표행태를 넘어서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민주당의 경우 영남지역에서 정당득표에 비해 지역구당선자수가 상대적으로 작아 큰 효과를 보지만, 새누리당의 경우 정당 득표율이 낮고, 호남 인구가 적어 큰 이득을 못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은 오히려 득표에 비해 지역구 당선자가 적은 수도권에서 이익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당은 충청권을 제외한 지역중에는 인구수가 많은 수도권과 부산에서 의석 추가가 가능하며, 진보당은 인구수가 적은 제주, 세종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의석을 추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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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의석 증가

독일식 의석배분방식은 초과의석과 보정의석으로 인해 의석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처럼 비례대표의 비중이 낮은 경우 초과의석의 발생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2012년 총선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35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비례대표의 비중이 18%인 반면 비례대표 비중이 50%에 달하는 독일도 2013년 총선 결과 32석이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의석수 증가는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다. 독일식 배분방식을 변형해 지역명부로 선출하지 않고, 뉴질랜드 처럼 전국 단일 명부로 선출하는 경우 초과의석이 발생하지 않아 의석수가 유지된다.

이와 별도로 김종갑등이 제안한 5개 광역명부방식은 초과의석을 방지하는 데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종갑과 달리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현행의석을 그대로 두고 시뮬레이션하면, 오히려 17개 시도명부와 비슷한 수준의 증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부의 광역화가 초과의석을 줄이는데 (또는 의원 정수증가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으려면, 투표행태가 이질적인 지역을 결합시켜 지역구 의석과 득표수의 불비례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어야하는데 투표행태가 유사한 지역을 한 단위로 묶고 있어 별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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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의석-득표 비례성 강화

현행 한국 선거법은 소선거구제를 통해서 양당에 인센티브를 주고, 비례대표를 추가로 정당득표 비율에 따라 배정하기 때문에 거대 정당에 이중혜택을 주는 구조다. 그래서 비례의석을 의석-득표 비례성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독일 방식을 도입하는 경우 소수정당에 혜택이 돌아 간다. 2012년 선거결과 새누리:민주:선진:진보가 50.7%:42.3%:1.7%: 4.3%였던데 반해 독일방식을 적용하면 실제 정당 득표율과 비슷한 45.7% :38.8%: 3.6%: 11.0%이 되어 선진당과 진보당이 혜택을 보게된다.

득표와 의석의 비례성을 나타내는 지수인 갈레거 지수(Gallagher Index)를 비교해보면

3 2012년 총선결과 갈레거 인덱스가 8.73이던

4 것이 독일식 의석배분 방식을 택했을 때 3.47로 크게 개선되는 것을 알 수 있다.

3. 요약

2012년 총선 결과를 독일식 의석배분 방식으로 시뮬레이션하면, 전국단일 명부를 적용하지 않으면 초과의석이 발생해 의석 증가가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크게 언급되고 있는 지역주의 완화효과는 어느 정도 나타나지만 투표행태를 넘어서지는 못한다. 가장 큰 효과는 정당득표와 의석간의 비례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참고문헌

  • 김종갑.신두철 (2014) “2013년 독일선거제도의 변화와 한국 총선에의 적용” 한국정치학회보 제48집 제1호, 2014.3, 207-220 (15 pages)
  • Gallagher, Michael (1991), ‘Proportionality, disproportionality and electoral systems’,
    Electoral Studies 10:1 , pp. 33–51 (least squares index)
  • Der Bundeswahlleiter (2013) Erläuterung des neuen Verfahrens der Umrechnung
    von Wählerstimmen in Bundestagssitze

Notes:

  1. 다른 지역의 필요의석 배정은 2012년 시도별 필요의석 배정을 참조하라.
  2. 김종갑 등이 시뮬레이션한 초기 의원정수를 371석으로 하는 경우(지역구를 그대로 두고 비례대표를 지역구의 1/2로 증원을 가정한 경우)도 최종 정원이 17개 시도 385석, 5개광역명부 380석으로 큰 차이가 없다.
  3. 갈레거 인덱스는 최소제곱지수라고도 하며,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구한다. LSq = \sqrt{ \frac{1}{2} \sum_{i=1}^n ( V_i-S_i ) ^2} V=득표, S=의석, n은 선거참여정당수. 지수가 0에 가까울 수록 득표-의석의 비례성이 높다.
  4. 갈레거가 직접 계산한 바에 의하면 2012년 총선 갈레거 지수는 7.15지만, 군소정당을 제외하고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지수(Election Indices) p.22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