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총선이 지난 일요일(2010.09.19)있었다. 선거 결과는 우파블록의 절반의 승리, 좌파블록의 패배, 극우정당의 원내진출로 요약할 수있다. 라인하르트 총리가 이끄는 우파블록 1은 49 %를 득표했고, 좌파블록 2은 45%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극우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5.7%를 득표하면서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집권 우파연정은 극우정당인 스웨덴민주당과의 협력을 배제하고 있어, 우파연정 4당이 내각을 구성하고 의회내에서 야당과 사안별로 협의하는 소수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라인하르트 총리는 좌파블록에서 속한 녹색당을 끌어들여 다수연정을 하고 구성하고 싶어하지만, 녹색당은 녹색당 단독협상이 아닌 좌파블록 전체와의 협상을 요구하고 있어 성사될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또 녹색당이 “(녹색)성장정책”을 선거이슈로 제기하면서 우파연정과 정책적 공통점이 있기는 하지만, 우파연정이 내세우고 있는 핵발전소건설, 유류세 인하, 의료보장 조건의 강화와 같은 정책은 녹색당의 연정참여를 막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현 상황에서 스웨덴의 많은 정치학자들은 스웨덴 정치사에서 흔하게 나타났던 소수연정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기존의 소수연정은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사민당이 내각을 구성하고 사안별로 우파정당으로부터 협력을 구하는 형태였지만, 이번의 경우 우파블록이 소수연정을 구성하고  좌파 정당에 사안별로 협력을 구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3.

[표1] 스웨덴 2010년 총선 정당별 득표율 및 의석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 선거는 스웨덴 사민당에게 충격적인 패배였다. 최초로 사민당이 두번 연속으로 집권에 실패한 선거이자, 1914년 재선거에서 35%를 돌파한 이래 최악의 득표율이다. 스웨덴 사민당은 ‘인민의집(Folkhemmet)이라는 이름으로 복지국가를 만들었고, 1932년이래 83%나 집권해왔던 사민당이 96년만에 최악의 선거결과를 기록했다. 그 원인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사회구조의 변화로 사민당의 지지기반이 노동자수는 감소하고, 우파의 지지기반인서비스직 종사자들이 늘어 나면서 사민당에 위기가 왔다는 주장에서 부터, 친우파적인 미디어 환경을 이유로 제시하는 경우도 있고, 사민당의 정책이 우경화되면서 우파와 차별성이 없어졌기 때문에 그렇다는 분석도 있다. 그외에 온건당이 “선거운동”을 잘 해서 패했다거나 사민당 총리후보였던 살린에게 문제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서 이 주장들의 논거와 한계를 살펴보고, 사민당의 앞날에 대해 전망해 보고자 한다.

[그림1]스웨덴 사민당 총선 득표율 변동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사회구조와 역사적 변동을 이유로 드는 주장을 살펴보자. 스웨덴이 포스트 모던사회로 접어 들면서 사민당의 지지기반인 노동자의 비중이 줄어들고,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 중산층이 증가함에 따라 사민당의 위기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탈산업사회화에 따라 탈산업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젊은 고학력, 중산층이 녹색당으로 이동하거나, 우파블록에 투표를 했다는 것이다. 기존에 사민당 우위지역이었던 대도시들이 우파 우위로 돌아선 것을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스웨덴 유력 일간지인 Dagen Nyheter정치부장 Wolodorski같은 경우 사민당이 등장하고 성공할 때와는 달리 스웨덴의 경제,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사민당이 등장하던 시기 스웨덴은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사회였고, 스웨덴 사회에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던 프로테스탄트적 평등주의와 결합해, 경제성장과 평등을 추구하는 사민당은 인기를 끌수 있었다. 하지만 사민당의 성공적인 정권운영으로 유럽에서 가장 부유하며, 평등한 사회를 이룩함에 따라 더 이상 사민당이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4. 그렇기 때문에 사민당이 유권자의 지지를 받으려면 스스로 새로운 정체성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떤 형태의 버전이든 역사적 변동에 초점을 맞추는 분석은 한계가 있다. 스웨덴이 부유하고, 평등해 진 것이, 또 탈산업사회가 된 것이 2010년에 일어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40%이상 득표를 하던 2002년에도 이미 충분히 부유했고, 평등했으며, 이미 탈산업사회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종류의 설명은 그 한계가 명백해진다.

사민당의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펠드만(Feldman) 5 같은 학자는 선거운동과정에서 절대 불리했던 미디어 환경을 들기도 한다. 1980년에서 1995년 사이 사민당과 친사민당 노조는 그들이 소유하고 있던 미디어들은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매각처분을 했다. 노조소유의 언론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노조 지도부 비판에 해당 언론이 사용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광고’에 의존하는 미디어가 그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주는 신문과 방송이 없는 가운데 아젠다 설정을 하는 역할을 하게 했다. 이렇게 되어 온건당의 “스웨덴의 유일한 노동자 정당”이라 주장이 비판이나 여과 없이 유권자에 전해졌고, 핵발전소 건설과 휘발류값 인하를 주장하는 중앙당이 스스로를 “녹색 정당”이라는 걸러지지 않고 유권자에 전해졌다. 또 여론을 주도하는 Dagen Nyheter와 SVT24같은 언론은 사회적 양극화, 경제민주주의나 산업정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초점을 경제위기에 둠으로서 우파블록에 유리한 프레임을 형성했다. 그 결과 사민당은 여러 논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디어 환경의 불리로 설명할 수 없는 면도 있다. 사민당과 같이 미디어 환경이 불리했던 녹색당의 경우 5,2%에서 7,3%로 성장했고, 미디어에서 철저해 배제된 극우정당 스웨덴민주당은 5,7%를 얻어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은 미디어환경을 통한 설명의 한계를 들어낸다고 할 수 있다.

사민당 정책의 우경화를 선거패배의 원인으로 드는 경우도 있다. 지구화와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사민당의 정책이 우파와 차별화되지 못한 것도 선거에서 패하는데 한 몫 했다는 주장이다. 감세조치나 친 시장적 정책등 우파와 유사한 정책을 주장하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는 우파블럭만 주목을 받게 된다. 정책적 우경화와는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우파는 경제성장과 감세, 작은 국가를 지향하면서 ‘일자리’, ‘혁신’, ‘감세’ 등 구체적인 계획과 정책을 제시한데 반해 사민당은 구체적인 대안 제시 없이 ‘복지’와 ‘복지국가’의 방어에만 급급했던 것도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같은 좌파블럭에 속해 있으면서 ‘고속철도건설’ 등 ‘혁신적 녹색 성장’ 주장한 녹색당은 오히려 득표율 증가를 가져왔다는 점은 이 주장을 타당성을 더해준다고 할 수 있다.

온건당의 ” 잘 조직된 선거 운동”에 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온건당은 우익블럭 내에서도 좀 더 우파적인 색채가 강한 정당이었으나 2006년 집권이래 지속적으로 중도쪽으로 이동해 중산층을 두고 사민당과 경쟁해서 그들의 지지기반을 확충했다. 또 이번 선거에서는 세금감세 정책등을 내세워 자신들이 “스웨덴의 유일한 노동자 정당(the only workers’ Party in Sweden)” 6 선거 슬로건을 내세우기도 했다. 소득세를 감면하면 노동자들의 세금감소분 만큼 증가하게 되므로 온건장이 진정한 노동자 정당이라는 주장이다.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기존 집권연정이 경제적, 정치적 안정을 유지했다는 주장을 펴 유권자의 많은 호응을 얻어냈다. 노조원의 절반이상이 사민당보다 온건당이 노동자의 이익을 잘 대표한다고 생각한다는 설문결과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라인펠트 정부의 실제 성과는 유럽내에서 실업률이 가능 높게 나타나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등 문제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온건당은 선거운동과정에서 경제위기 극복과 2차대전이후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보인것은 내세워 사민당을 압도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사민당 총리후보였던 ‘살린(Sahlin)’에게 책임이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적녹연합은 2008년까지만 해도 집권연정에 비해 설문조상에서 20%까지 앞서고 있었다(스웨덴통계청여론조사). 그리고 연초까지도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 본격적인 선거국면에 들어서면서 좌우 양블록의 총리 후보간 경쟁에서 뒤지게 되었고, 그 결과 사민당의 96년사상 최악의 선거결과로 이어졌다. 의회선거과 동시에 실시된 기초의회 선거에서 사민당이 온건당을 8-9%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은 선거 패배가 ‘후보’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라 할 수 있다 7 물론 패배가 전부 살린 탓은 아니지만 살린도 패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사민당 패배의 원인은 총리후보의 인기에서 선거운동, 당의 정책, 구조적 문제까지 동시에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민당의 패배한 주 원인이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이라면 2001년 덴마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처럼 사민당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우파와 극우정당의 협력으로 우익 우위의 시대가 이어질 것이다. 만면 상대정당의 빼어난 선거운동이나 사민당 총리 후보의 문제라면 이번 선거는 일시적 슬럼프로 기록되고, 2002년 스웨덴 사민당이 그랬고, 최근 독일사민당 그러고 있듯이 다시 세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1. 정식명칭은 “스웨덴을 위한 연합”으로 온건당, 기민당, 중앙당, 보수당 등 4개의 정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2. 정식명칙은 “적녹연정”으로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등 3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3. 사안에 따라 야당의 협력을 못얻어 정치적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아프카니스탄 철군문제의 경우 적록연합은 내년부터 단계적 철수를 시작하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우파는 더 주둔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극우정당 스웨덴민주당은 즉각 철수를 주장하고 있어서, 좌파가 철군안을 의회에 발의할 경우 정치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4. The Swedish Wire(2010.09.22)’Swedish model’ party in crisis: The Social Democrats no longer symbolise the Swedish model. http://www.swedishwire.com/component/content/article/2:politics/6316:swedish-model-party-in-crisis
  5. Feldman(2010.09.22). Why the Swedish Left Lost. counterpunch. Why the Swedish Left Lost
  6. 정확히는 스웨덴어로 ‘Sverige har bara ett arbetarparti’라고 ‘스웨덴은 오직 하나의 노동자 정당을 가지고 있다.’라는 선거 슬로건을 사용했다.
  7. 9월 26일 현재 좌파 블록은 46.02% (사민당 33.36%, 좌파당 5.77%, 녹색당 6.89%)를 기록하고 있고 우파블록은 44.92% (온건당 24.96%, 중앙당 7.9%, 자유당 7.66%, 기민당 4.4%)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