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국의 투표행태를 설명하던 여촌야도현상이 독일에도 나타나고 있다. 원래 여촌야도는 과거 한국정치에서 농촌지역 유권자들은 여당 성향을 보이고, 도시지역 유권자들은 야당 성향을 보이는 현상을 지칭한다.

1 여당과 야당은 집권여부로 나누는 개념이지만, 한국에는 1998년 이전 정권교체의 경험이 없어서 정당의 성향을 지칭하는 성격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촌야도현상을 좀 더 보편적으로 표현하면 도시에서는 좌파적 경향의 정당이 우세하고, 비도시지역에서 우파적 경향의 정당이 우세하다로 바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독일에도 “여촌야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 도시의 시장 소속 정당을 살펴보면, 좌파성향의 정당인 사민당과 녹색당이 우파 정당인 기민/기사련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에서는 일반적으로 인구 10만명 이상의 도시를 대도시(Großstadt)로 분류한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독일 도시 76개의 시장 소속 정당을 조사해 봤다.  그 결과 49개 도시 (64.5%)가 사민당 소속이고, 3개 도시 (3.9%)는 다른 좌파성향의 정당인 녹색당 소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우파 정당인 기민/기사련은 19개 도시에서 시장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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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독일 도시 규모별 시장 소속정당 비율

조사 대상을 20만이나 30만 인구를 가진 도시로 축소하면 사민당과 녹색당의 비중은 높아지고, 기민/기사련의 미중은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약 50만 이상의 인구를 가진 15개 도시

2로 그 범위를 압축하면, 기민/기사련은 1개 도시(6.7%)에서만 시장을 배출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줄어든다.

현재 독일정당의 지지율을 여론 조사를 참조하면 대도시의 좌파정당 경향을 더 뚜렸해진다. 정당지지율을 보면 기민/기사련인 약 42% 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데 반해, 사민당은 20% 중반의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단순히 좌파와 우파로 구분해도 우파진영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기민/기사련의 독주와 우파진영의 우세속에도 좌파진영 정당이 대도시 시장을 압도적으로 배출하고 있는 것은 여촌야도와 독일버전인  “우촌좌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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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2> 2013년 총선 결과및 최근 여론조사 정당지지도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난다. 1994-2002년 총선 결과를 분석한 Neu/Völkl (2006)에서도 기민련/기사련은 인구밀도가 낮거나, 소도시 그리고 농촌지역에서 득표율이 높고, 사민당과 녹색당은 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최근 총선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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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2013 총선 대도시 정당별득표율

도농간의 투표 행태의 차이를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과거 한국의 경우 교육수준 등 정치문화적 설명(발전론적 설명)이 주를 이루었고, 일부는 합리적 선택이론을 동원해 대안적 해석하기도 했다. 과거 한국선거를 분석한 문헌에 따르면, 근대정의 도입단계에서 나타나는 정치적 동원에 의한 동원투표(moblized voting)나, 유권자의 정치적 이해와 상관없이 관권, 금권, 연고등의 압력에 의해 동원되거나 그를 준봉해서 이뤄지는 준봉투표(conformity voting)의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윤천주:1994). 여촌야도 현상도 이런 준봉투표의 결과로, 관권과 금권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교육과 소득수준
이 낮은 유권자들이 많은 농촌에서는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고 교육과 소득수준이 높은 유권자들이 많이 사는 도시에서는 야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던 것이다. 반면 합리적 선택이론쪽에서는 농촌지역이 지역이해의 대변에 대변에 민감하고, 여당후보가 지역 이해를 잘 대변하기 때문에 여당이 우세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최근의 경기도 지역의 여촌야도 현상에 대해서는 연령대별로 투표행태가 크게 갈리는 상황에서 농촌지역의 연령이 높고, 도시지역의 연령이 낮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는 경우도 있다.(신율, 한겨레 인터뷰)

독일의 도농간의 격차를 이해하는데 한국의 투표행태를 설명하던 이론으로는 설명이 잘 안 된다. 민주주의의 오랜 전통을 가진 독일의 경우 동원이나 준봉투표로 설명하기 어렵고, 한국투표행태를 설명하던 논리를 독일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유권자의 투표결정에 관한 기존의 이론을 결합해 도식화하면 아래 그림과 같이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사회구조적 변수와 이데올로기적 지향처럼 장기적 변수와 정치이슈, 정당일체감등 중기적 변수, 그리고 투표 결정 전에 형성되는  정당과 후보에 대한 평가와 선거 전망, 그리고 중단적 변수에 영향을 주는  선거캠페인, 정치.경제적 상황, 미디어등 외부적 영향이 결합해서 어디에 투표할 지가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도농간의 투표격차를 어느 하나의 변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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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투표 결정 모델

사회구조적으로 보면 독일의 대도시가 여타 지역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고, 정기적으로 교회(성당)를 가는 인구가 적고, 비도시지역에 비해 카톨릭신자의 비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Neu/Völkl:2006), 직업분포나, 노조가입율 등은 큰 차이가 없었다. 사회심리학적 모델의 변수를 살펴봤을 때, 민주주의 체제 전반이나 정치과정에 대한 만족도도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났지만, 정치적 관심이 대도시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도시의 높은 교육수준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독일 선거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력수준이 높을 수록 녹색당이나 자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민/기사련은 학력수준이 낮은 수록 지지율이 높고, 사민당은 녹색당이나 자민당 만큼 고학력자에게 지지율이 높아지지는 않지만 기민/기사련에 비해 높은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카톨릭신자는 기민/기사련을 지지하고, 개신교도는 중립이거나 약간 좌적 경향을  가지고, 종교가 없거나 교회에 가지않는 경우 좌를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Thaidigsmann,2004)  선거조사연구 결과 도시지역의 특성을 비교해 봤을 때, 도시지역이 어떤 특성으로 인해 좌파정당을 많이 지지한다기보다는 농촌지역에서 우파 정당을 많이 지지해서 상대적으로  도시=좌파정당으로 보인 측면도 측면도 있어보인다.

요약

독일 선거에서도 한국에서 과거에 나타났던 “여촌야도”와 같은 도농간의 투표 격차가 나타나는 것은 집합자료의 수준에서 명확히 들어 나고 있다. 미시적으로는 종교(카톨릭)와 교육수준이 영향을 비치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 문헌

  • 윤천주 (1994): 투표참여와 정치발전.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부
  • 이정복 (1993): 韓國人의 投票行態 : 第14代 總選을 中心으로. 한국정치학회보 26 (3), pp. 113–132.
  • Neu, Viola; Völkl, Kerstin (2006): Regionales Wahlverhalten und die Erfolgsaussichten der Parteien. Berlin: Konrad-Adenauer-Stiftung.
  • Thaidigsmann (2004): Sozialstruktur und Wählerverhalten Das Ende einer alten Beziehung? Berlin: Konrad-Adenauer-Stiftung.

Notes:

  1. 한국정치에서 여촌야도 현상은 지역주의적 투표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13대 총선(1988)에 약화되기 시작해서, 14대 총선(1992)부터는 한국 선거의 특징으로 보기 어려워졌다(이정복:1993 118p). 다만 도시와 농촌이 혼재하고, 지역주의에서 자유로운 경기지역의 경우 최근 선거에까지 여촌야도의 투표행태가 나타나고 있다.(한겨레 지방선거 기사). 13대이전의 여촌야도 현상에 대해서는 윤천주(1994)를 참조하라.
  2. 15개 도시중 뉘른베르크와 두이스부르크의 인구는  498,876명과 486,855명으로 50만 미만이지만, 16번째 도시인 Bochum(361,734명)과 인구차이가 크기 때문에 15대도시에 포함시켰다.
  3. 대도시가 같은 양상의 투표 결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동독지역에서는 좌파당이 우세하고, 상대적으로 사민당과 녹색당이 약하고(베를린,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남부지역에서는 기민련/기사련이 다른 대도시에비해 강세를 보인다(뉘른베르크, 뮌헨, 슈트트가르트). 또 비즈니스 중심도시에서는 자민당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도 한다(프랑크프르트, 뮌헨, 슈트트가르트, 뒤셀도르프). 독일 전체나 지역 결과와 비교해보면 현저히 대도시가 우파에 비해 좌파를 지지하는 경향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뉘른베르크나 뮌헨이 속한 바이에른 주의 경우 우파가 54.4 %(기사련 49.3%+자민당5.1%) 득표했고, 슈투트가르트가 속한 BW주에서는 우파가 51.9%(기민련45.7%+자민당 6.2%)를 득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