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가 정치개혁방안의 하나로 의원수를 300명에서 200명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학계,언론에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인하대 강연에서 “일본은 국회의원 1명당 26만 명의 국민을 대표하고, 미국 하원의원 1명은 70만 명을 대표한다, 우리 국회의원은 16만2000명을 대표한다”며, “국회의원 숫자를 현행 300석에서 200석으로 줄이면 4년 동안 2000~4000억 원을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과 미국의 사례를 통해 한국의 국회의원수가 너무 많다는 주장과 의석을 줄이면 예산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것이다. 이 주장에 대해 여러가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의원수를 대폭 줄이게 되면, 국회가 행정부 감시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거나, 국회의원 1명만 의정활동을 잘 해도 500억에서 1천억원을 절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거나, 꼭 의회의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면 의원들 일인당 지원하는 금액(예를 들어 보좌진수)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는 등이 있다. 이런 문제는 다른 기회나 다른분에 맡기고 여기에서는 인구와 의원수의 관계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이 글의 목적은 안철수 후보가 비교대상으로 선택한 일본과 미국이 보편적 사례인지 특수한 사례를 가져와 “숫자로 사기치기(Luegen mit Zahlen)”를 하고 있는 지 살펴보고, 다른 민주국가들과 비교 했을 때, 한국인구 수준에 적절한 의원수는 얼마인지를 최종적으로 추정해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 체제로 분류되는 국가들의 인구수와 의원수를 조사하고, 사례의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의원 1인당 대표하는 국민의 수를 살펴본다. 그리고 민주국가의 의석-인구 자료에 기반해 한국의 적정의원수를 추정해 본다.

Data

검증과 비교를 위해 국가별 인구와 의석수를 조사한다. 이 때 조사대상이 되는 국가는 민주국가로 제한한다. 민주국가와 비민주국가를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여기에서 기존의 민주주의 측정(measuring democracy) 자료들을 활용하고자 한다. 우선 대상은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와 “정체IV (Polity IV)”가 “공고화된 민주국가”로 분류한 29개국을 선택한다

1 다음으로 약간의 결함이 있지만 민주주의라 할 수 있는 국가도 포함시켰다. 이를 위해 이코노미스트의 민주주의 지수를 활용했다. 공고화된 민주국가에 포함되지 않는 “완전한 민주국가 + 결함있는 민주국가”를 더해 78개 국가를 조사대상으로 했다.

의원수는 의원 정수가 정해져 있는 경우 그 숫자를, 유동적인 경우 현의회 의원수를 기준으로 했다.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경우, 분리하여 조사를 했고, 상원의원이 간선제, 임명제인 경우에도 무시하고 의원수에 포함시켰다. 인구수는 CIA Factbook의 2012년 추정인구를 사용하였다.  의석-인구수는 다음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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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국가의 의원 수

조사 대상이 된 민주국가들의 경우 인구수와 여타 전통에 따라 적게는 50여명, 많게는 1000여명이 넘는 다양한 규모의 의회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구수가 많으면 의원수도 많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의회 규모가 일정수를 넘으면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하원의 최대규모는 6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구수가 100만 이하인 소국의 경우에도 50-60석이상의 의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0만에서 2천만 정도의 중간 규모 국가들의 경우 80명에서 300명 이상까지 다양한 수의 의원을 선출하고 있다.  3천만명에서 8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국가들은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 상당히 큰 규모의 의회를 유지하고 있다.  1억명이 넘는 경우 예외 없이 큰 규모의 의회를 가지고 있지만, 의원 1인당 인구수는 상대적으로 큰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의 경우 의원 1인당 의원수도 적은 편이고, 의회규모도 비교적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대륙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사례

안철수 후보가 사례로 든 미국과 일본의 경우 자료에도 나타나듯이 “공고화된 민주국가”(청색)중 유이(有二)하게 한국보다 의원 1인당 대표하는 국민수가 많은 사례에 해당한다. 또 두 사례는 인구수가 1억명이 넘는 국가로, 일반적으로 의석대비 인구수가 많아지는 국가 속하며, 한국과 달리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다. 상하원 의원수를 합해  1인당 대표 국민수를 계산하면 일본은 17만6천으로 16만의 한국과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된다. 일본과 미국의 사례는 보편적인 사례도 아니고, 양원제 국가임에도 하원만 계산해 부풀리기한 측면이 있다.

한국의 적정 국회의원 수

그럼 한국 인구규모에 적절한 국회의원수는 몇명일까? 이미 몇몇 학자들이 한국의 적정 국회의원수를 구하기위해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강원택은 Taagepera/Shugart (1989)가 제시한 “경험적으로 의석수는 인구수의 세제곱근에 비례한다”는 공식에 근거해 적정 의원수를 306명[360명의 오기로 보임]로 제시한바 있다. 김재한 (1998)의 민주국가의 의원 1인당 평균인구를 바탕으로 한국의 적정의원수를 산출하면 572명(2000년 인구기준)이 된다고 밝혔다.  또 김도종/김형준 (2003)은 OECD국가의 인구수와 GDP, 예산액, 공무원수를 고려해 적정 의원수를 368-379석으로 제시했다. 여기에서는 이외에 가능한 산출한 방법을 고려해보고, 최종적으로 회귀식을 근거로 정적의원수를 산출해보자.

인구가 비슷한 단원제 국가

먼저 가장 단순한 방법은 단원제이면서 비슷한 인구규모를 가진 국가를 비교해보면 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에 해당하는 국가가 없다. 단원제 국가이며 인구수가 가장 비슷한 나라는 한국 인구수의 절반 수준인 페루(29백만)와 가나 (24백만), 대만 (23백만) 이다. 하지만 폐루와 대만은 극단적 사례라 비교대상으로 삼기는 적절하지 않다. 상하원 합한 전체 의원수를 기준으로 의원 1인당 대표하는 국민수가 상위 10위안에 들면서, 인구 1억이 안되는 2개 국가가 바로 페루와 대만이기 때문에 비교대상으로 타당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단원제 + 비슷한 한 인구를 가진 국가와의 비교를 통해 적정 의원수를 구하는 것 외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중위수

다음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중위수를 바탕으로 정적의원수를 구하는 것이다. 78개국 전체의 의원 1인이 대표하는 국민의 수 중위수는 43905명이고, 하원의원 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46876명이다. 하지만 이 중위수는 인구수가 적은 국가 사례가 많아서 낮은 수의 인구를 대표하게 나오고 있다. 비교적 인구수가 많은 한국에 적용하기에는 부적절한다.

회귀분석

인구수와 의석수의 분포를 바탕으로 회귀식을 구하고, 그 식에 따라 적정 의석수를 추정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 회귀식을 구하는 데 있어서 왜곡을 가져올 수 있는 인구수가 극단적으로 적거나 많은 국가를 제외한다. 하한선은 100만명, 상한선은 2억으로 했다. 이 경우 인도와 미국, 인도네시아가 상한선이 넘어 제외되고, 룩셈부르크와 말타, 아이슬랜드 등이 하한선 미달로 제외된다. (아래에 보며 알겠지만 인구대국과 인구소국을 제외하지 않고 분석해도, 비슷한 수준의 신뢰도와 비슷한 규모의 적정의원수가 산출된다. 인구대국과 인국소국의 경우 상황이 달라 한국의 적정의원수를 구하는 참고자료로 타당서에 의심이 들기 때문에 제외한 것이다.)

의석-인구분포와 회귀 곡선은 아래 그림과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구-의석 분포의 회귀식을 구하면, 다음과 같다.

    \[ y = {0.2702x}^{0.4088}, \quad R^2 = 0.758 \]

결정계수가 0.758로 비교적 높은 편이라 적정의석 산출에 이식을 적용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 한국의 인구수 48백만을 대입하면 의원의 적정수는 375명이다. Taagespera가 큐브루트법칙에서 적용했듯이, 상원을 무시하고 하원의석 수만을 기준으로  적정의석수를 산출해도 결정계수가 0.68로 약간 떨어지기는 하지만, 적정 의원수는 332명으로 현 300명 보다 높게 나타난다.

위 식에서는 인구소국과 인구대국의 한국의 적정의석 산출의 참고자료로 적장하지 않다는 이유로 제외하였으나, 사례 제외가 자료조작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78개 사례를 모두 포함시켜 같은 방식으로 적정의석을 구해 보았으나 370석으로 큰 차이가 없다. 회귀식을 구하면,

    \[ y = {0.2768x}^{0.4071}, \quad R^2 = 0.758 \]

으로 위의 식과 유사하고, 결정계수도 0.758로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가 적절 의석 산출에 사용한 회귀식은 강원택(2002)이 인용한 Taagepera/Shugart의 의석수는 인구수의 세제곱근에 비례한다는 공식 2과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우리의 회귀식에 의하면 의석은 인구의 2.44제곱근에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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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hugart (2005) Reapportionment–a better way?

결론

민주국가의 인구수와 의석수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검통해보면 일본과 미국은 극단적 사례임이 명확하다. 그리고 다른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인구수에 근거해 산출한 한국의 적정 국회의원 수 370여명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상원의 기능과 하원의 기능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상원수를 무시하고 하원수를 기반으로 산출해도 330여명으로 현 의석수 300석이 인구수를 고려했을때 결코 많은 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안철수 후보가 주장한 한국의 국회의원수가 인구수에 비해 많다는 주장은 국제 비교자료에 의하면 타당한 주장이 아니다.

참고문헌

CIA (2012) The World Factbook-Population https://www.cia.gov/library/publications/the-world-factbook/fields/2119.html
Economist Intelligence Unit (2011) 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s Democracy Index 2011
Taagepera, Rein and Matthew S. Shugart  (1989) Seats and Votes: The Effects and Determinants of Electoral Systems New Haven, Connecticut: Yale University Press
강원택 (2002)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개혁: 의원정수 및 선거구 획정 문제를 중심으로, 진영재 편, 한국의 선거제도 1, 서울: 한국사회과학데이터 선터.
김도종/김형준 (2003) 국회의원 정수산출을 위한 경험연구, 國際政治論叢 제43집 3호, 73-88
김재한 (1998) 지역구형 의정과 지역할거형 정당에 대한 제도적 처방:선거구 크기와 전국구 의석 배분방식. 한국정치학회보 32집 4호

Notes:

  1. 데모크라시 바로메터(democracy barometer)가 같은 방식으로 초기 조사 대상국가를 선택했으며, 여기에서 그 조사대상이 된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한국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편의상 공고화된 민주국가로 분류한다.
  2. 박상훈 박사는 프레시안이 보도한 좌담에서 이 공식을 큐브 법칙 (cube rule)이라 언급한바 있지만, 큐브 법칙은 소선구제에서 지지자수의 세제곱에 비례해 양대정당이 의석을 얻는다는 법칙을 지칭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고, 큐브 루트 법칙 (cube root law)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